자유게시판
  • 홈 >
  • 커뮤니티 >
  • 자유게시판

동영령 추로지향은 많은 것을 안겨준 열흘간의 여행이였습니다.

  • 현동욱
  • 조회 305
  • 2019.01.17 14:48

곡부 사범대학에서 10일간의 동영령 추로지향 연수는 중국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중국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중국친구들과의 교류 또한 활발했습니다. 또한 당초의 계획 이였던 중국어 공부에 대한 열망이 다시 끓어오름을 느꼈습니다.

곡부 사범대학교에서의 첫날은 돌이켜보면 어색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도착하자마자 늦은 시간에 곡부 사범대학교에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이날 어떤 것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저녁에 모두가 모여서 친해진 것만은 기억이 납니다. 전체적인 일정은 곡부에서 8.5일 다시 일조에서 1.5일입니다. 도합 910일의 길다고 생각하면 긴 일정입니다. 이 기간 동안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다녀야 한다는 부담감은 꽤나 컸지만 첫째 날을 돌이켜보면 그렇지도 않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격적인 일정은 이튼 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조식 이후 공자를 말하다라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공자연구로 유명하신 분이라는 소개와 함께 거의 2시간이라는 긴 수업을 들었는데, 저는 공자와 동양철학에 대해서 압축적이고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강의를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공자가 바라보는 세상입니다. 평소 서양철학에 대해서는 굉장히 실증적인 학문이라는 생각이 많아서 철학 전체를 실증적인 관점으로 바라봤는데 공자와 나아가 동양철학을, 그리고 그것들이 바라보는 세상이 미래 지향적인 평화와 안정을 추구한다는 것은 저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 동양철학이 왜 이렇게 도덕적인 관점과 예를 추구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오후 일정은 곡부 사범대학교의 박물관을 참관했습니다.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박물관에 학생들이 꽤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학생들은 박물관에서 공자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이것이 학교 커리큘럼으로 정해져있다는 것 그리고 2500년 전의 대 스승인 공자의 이념을 받들어 학교의 지주로 삼는다는 점은 타국이지만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점심 이후 저녁의 일정을 돌이켜 보면 삼공, 삼공이라는 곳을 아마 참관했습니다. 삼공이란 공묘, 공부, 공림을 이르는 장소입니다. 각각 공자를 모시기 위한 사당, 공자와 그의 자손들이 머무는 집, 그리고 공자와 그의 자손들의 묘소를 뜻합니다. 전자인 공묘부터 시작해서 공부 공림을 다녀왔습니다. 공묘는 오랜 기간 불타기도 다시 재건되기를 반복했습니다. 특정시기에 공자를 굉장히 배척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재건되어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공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공묘에서 특이한 점은 문에 철심 같은 것이 박혀있다는 점입니다. 많이 박힐수록 중요하고 높은 업적을 가진 사람이라는데 자금성이 9*9라고 합니다. 공자는 무려 7*9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인물이라는 뜻입니다. 공부는 공묘와 거의 붙어있습니다. 공묘를 통해서 공부로 나왔습니다. 공부를 보면 중국인들이 공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공림에 가서 더욱 더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공림에 있는 묘소는 다해서 거의 4000개에 달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것이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를 안내해 주셨던 버스기사분이 3884개 정도의 묘소가 있다고 했지만 인터넷에는 10만개가 넘는다는 말이 돌고 있어 혼란이 옵니다. 설마 싼티엔 빠바이 빠슬 쓰 가 10만은 아니겠죠.) 그 중에는 묘소가 클수록 더욱 더 큰 업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공림은 규모만 놓고 봐도 넋이 나갈 정도로 큽니다. 그 만큼 공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삼공참관은 공자가 중국에서 가지는 위상을 알 수 있게 해줬습니다.

삼공 참관 이후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공자에 대해서 머릿속으로 정리했습니다. 짧게 정리하면 공자는 그들에게 대 스승이자 동양 철학의 지주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선 수업시간 끝에 공자의 사상을 이야기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이상적인 세계가 공자가 지향하는 바라했습니다. 이것은 도덕을 중요시하는 동양철학의 근간이 되는 뿌리라고 생각합니다.(동양철학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저의 관점입니다.)

삼일 째는 니산과 공자가 태어난 동굴에 가보는 일정이 있습니다만, 눈이 와서 동굴에는 못 가보고 니산에 있는 박물관에 갔습니다. ‘니산은 공자의 어머니가 공자를 낳기 위해 기도했던 산이며 공자가 태어난 동굴이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는 그냥 규모에 압도되었습니다. 공자가 중요하고 안중요하고가 아니라 보는 순간 아파트만한 공자상이 우릴 반기고 박물관 크기가 내부 높이만 한 5미터는 되어보였습니다. 마치 집 앞 시장에서 매일 새벽 켜놓는 전구만보다가 하늘에 떠있는 붉은 노을을 보면 압도되듯이 그냥 압도됩니다. 중국 특유의 문양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을 굉장히 웅장하고 정교하게 꾸며진 내부를 볼 수 있고, 각 문마다 정교한 무늬가 있습니다. 동양사상의 사방신이 문마다 양각되어 있지만 어째서인지 호랑이는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 짓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박물관을 참관하기 위해서는 의식을 치러야하는데 그마저도 웅장합니다. 엄청나가 긴 계단 양쪽에는 마치 천개의 촛불인양 길 따라 촛불이 놓여있고 의식은 느리지도 그리 빠르지도 않게 보는 사람을 압도합니다. 그리고 의식이 끝나야 문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참관을 허용합니다. 내부로 들어오면 아까 설명했던 사방신의 문을 볼 수 있고(정확히 말하면 삼방신.) 여러 기하학적 무늬와 프렉탈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프렉탈의 의미는 윤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자를 기리는 그림 또한 현재 그리고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만 그림 규모도 굉장히 큽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서예 체험도 있고요, 3-4층쯤에 있었던 식당은 또한 맛있는 음식일 제공했습니다. 이후 일정은 눈 때문에 공자가 태어난 동굴에 가지는 않았지만 워낙 큰 규모에 여운을 가지며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넷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오전에는 한어수업, 오후에는 태극권, 서예, 전통춤과 악기. 가곡은 아쉽게도 선생님께서 아프셔서 듣지 못했습니다. 한어수업은 선생님 두 분께서 열심히 수업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도 재미있게 수업했습니다. 4일간의 한어 수업은 모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적절한 멀티미디어의 사용과 수업의 흥미를 위한 게임으로 저는 물론이고 다른 친구들에게까지 중국어에 흥미를 주었습니다. 태극권, 서예, 악기와 전통춤 각각 진한 감동을 준 수업들이였습니다. 태극권은 단순히 무술수업이 아니라 느림의 미학을 중요하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렸을 때 캐나다로 넘어가셔서 오랜 시간 태극권을 알리셨습니다. 또한 태극권의 정수를 알려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서예수업 때는 고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악기, 전통춤. 특히 악기에 대해서는 그들이 전문적으로 악기를 전공하지 않았는데도 합주를 하고 어려운 난이도를 가진 음악을 연주하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 악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못한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전공생들이 안 해주니 대우에 소홀하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전공생이 아니라도 거의 전공생 수준의 악기연주를 하는듯한 감동을 주었고 감동을 주었다는 점에서 그들이 연습했을 악기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점은 저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전통춤 또한 이 사람들은 자기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꽤 많은 춤을 가지고 있고 그중에는 현대에 와서 계량한듯한 춤으로 보이는 전통춤도 보였습니다. 전통이라는 말에 계승된다는 의미에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의미도 추가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인상 깊었습니다. 후에 우리나라도 걸그룹, 보이그룹 춤이 전통으로 받아들여지는 날이 있을까요? 혹은 우리나라의 전통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요? 이 같은 질문을 던져준 의미 있는 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예는 그냥 넘어갔지만 사실 그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문화중 하나라는 점은 앞선 질문에 대한 궁금증을 더 증폭시켜주었습니다.)

곡부에서 8일째 되는 날 오전에 수료식을 마친 후 일조로 이동했습니다. 일조는 청도(칭다오)에서 약 100km떨어진 곳에 위치한 신도시입니다. 마지막 일정이 일조에서 이틀을 보낸 뒤 칭다오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일조에도 마찬가지로 곡부 사범대학교의 호텔에서 묵었습니다. 여기도 곡부 사범대학교 일조캠퍼스가 있습니다. 신도시 캠퍼스라 그런지 새 건물이라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호텔 역시 새 건물입니다. 조식과 저녁이 맛있었습니다. 일조캠퍼스에는 호텔관광학과가 있다고 합니다. ,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일조캠퍼스 호텔에서 실습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구일 째 되는 날은 일조캠퍼스 친구들이 캠퍼스를 구경시켜줬습니다. 큼지막한 건물들이 인상적이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도서관입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가을학기 시작인데다가 학기가 많이 깁니다. 현재가 110일인데 아직 기말시험 치는 중이니까요. 도서관이 엄청 큰데 도서관이 빽빽하게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비상구에서도 모여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마치 광신도마냥 하루 종일 차가운 바닥에 앉아서 정리한 필기를 웅얼웅얼 읊습니다. 새삼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이후에는 일조를 돌아다니면서 일조 관광을 했습니다. 점심이 뷔페였는데 너무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것 같아서 감사했습니다. 일조를 돌아다니면서 그리고 저녁을 먹고 다시 일조를 쭉 걸어 다니면서 이번 연수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이번 연수 때 제가 생각했던 목적은 정체된 중국어 학습에 대한 열망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첫날부터 둘째 날 그리고 곡부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이랑 대화를 많이 하려고 했고 실재로도 둘째 날부터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비록 제 실력이 통역할 수준은 한참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였습니다. 친구들 중 하나가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곡부학생 아니랄까봐 공자의 말을 해줬습니다.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또한 공부하고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가서 친구도 많이 만나고 언어실력이 엄청나게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중국어에 대한 열망이 다시 피어올랐습니다.

생각할 거리도 많이 안겨주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주었고 제가 비록 예체능계 전공자는 아니지만 개인으로서 자국의 문화를 위해 어떤 것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양철학을 어떤 관점에서 봐야하는지 그리고 동양에서의 철학과 서양에서의 철학이 왜 다른지 같은 것들을 쭉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철학에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정리되는 10일이였습니다.

끝으로 이번 10일간 중국문화의 전반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저의 생각을 조금 더 발전시켜준 동영령에 참가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참석했던 모든 친구들 중국에서 관계 맺었던 친구들 다들 감사합니다. 동영령 초기에 교육 CEO로 오셔 저희에게 커피를 주신 교수님 감사합니다. 그 외 동영령의 기회를 마련해 주신 공자학원 원장님도 감사합니다. CEO연수로 오셔서 이것저것 설명해주신 모든 교수님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학생들 인솔자로 오셔서 가장 고생하신 김은경 선생님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ps. 은수없는 은수저 모임이 있다며?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