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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하령영 후기

  • 류세은
  • 조회 1242
  • 2014.08.08 15:34
2014718일 오늘은 드디어 안동을 그리고 한국을 떠나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중국으로 가는 날이다. 기분 좋은 두근거림과 함께 집을 나서는 내 발걸음에서 조차 떨림과 두근거림이 묻어나온다. 안동초등학교에 도착하니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생기발랄하게 떠들고 있었다. 사실 그녀들을 보자니 조금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8시가 조금 넘어서 버스가 도착했을 때는 ,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까지 가는 여정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이상하게 정신만큼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겁게 느껴졌다.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정도 잤을까? 잠에서 깨서 창가 너머 아래로 보이는 네모난 건물 지붕들을 보니..정말 제대로 실감이 났다. 이제 정말 네모나라 중국에 왔구나.. 몇 분가량 흘러 비행기는 착륙을 하였고 그와 함께 나도 내릴 준비를 하며 한 발짝씩 내딛자 습한 기운과 뜨거운 열기가 훅 스며들어왔다. 밖으로 나가니 조금은 동네 아줌마 같이 친근하게 생기신 어떤 선생님이 우리를 마중 나와 주었다. 그 분을 따라 가서 다시 버스를 5시간가량 타자 우리가 머무를 곳이자 생활할 곳인 곡부사범대학이 보였다. 오랜 시간동안 버스를 타서일까? 아니면 그 동안 궁금해 하던 학교를 봐서 일까 학교가 보이자 가슴 속 깊은 곳이 알 수 없는 간지러움이 느껴졌다.
조금은 늦은 시간에 각자 방을 배정받고 늦은 저녁을 먹으로 식당으로 향하는 그 길마저 재미가 느껴졌다. 식당에 도착하고 자리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기대를 많이 한 것인지 아니면 배가 불렀는지는 몰라도 입에 맞지가 않아 급히 실망을 한 기억이 난다.
19일 날이 밝자 마자 학교가 천천히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학교를 보고 느낀 건 학교가 맞긴 한가라는 의문이었다. 캠퍼스인지 마을쉼터인지 알 수가 없었다. 참 신기하고 오묘한 경험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적응은 해 나갔지만 찜통 같은 더위만큼은 적응을 해나갈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시간은 아까웠고 조금이라도 더 보기위해서는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매우 적었고 그 시간 안에서 재미있는 추억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나와 내 친구이자 예쁜 동생들과 함께 치파오를 입고 거리를 거닐기로 했다. 생각보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너무 열렬해서 조금 부끄러웠지만 정말 재미있고 좋은 추억이었다. 이날 우리는 치파오를 입은 차림새로 마트에도 가보고 의류매장 신발가게 잡화
상 등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또 다른 기억에 남는 일은 태산에 갔을 때다. 날씨는 그렇게 화창하지는 않았지만 덥지도 않았고 습하지도 않았던 딱 좋았던 날씨였다. 처음에 태산을 오른다고 하실 때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간다고 해서 안타는 것 또한 좋은 경험이니 괜찮겠다고 생각 했지만 몇 분 뒤 케이블카를 타고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갔을 때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나하고 급히 내 자신에게 욕을 한 기억이 난다. 계단 100개도 오르지 않았는데 중간 중간 거친 숨소리를 내시는 내 자신을 보고 새삼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태산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각자 정상까지 갔는데 이 길이 저 길인지 저 길이 이 길인지가 너무 헷갈려 이곳저곳 전부 가보긴 했지만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이곳저곳 누비면서 쉬고 있으면 한국어가 신기한지 한국인이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비록 태산에 있었지만 사람 사는 정을 느끼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8일째에는 일조에서 머무르게 되었다. 일조는 우리가 있던 곳과 너무 다른 곳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도시로 온 줄 알았다. 우리가 있던 곳이 시골이라면 일조는 대구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학교의 외관마저 너무 확연하게 달라 입이 떡 벌어졌다. 일조에서의 첫날은 한국의 학과 친구들과 학교를 관광하는 거였는데 다들 한국어를 너무 잘해서 여기서의 공부법이 궁금해질 정도였다. 둘째 날에는 해변에 갔는데 발끝에 느껴지는 모래들이 너무 부드럽게 발을 감싸서 저절로 웃음이 났다. 하지만 길 중간에 생각지 못한 커다란 변을 보게 되어서 조금 기분이 안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행복한 날들이었다.
밤에는 7시쯤에 야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여러 가지 물건도 샀는데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안타까웠다. 그때는 시간이 왜 이렇게 더 빨리 흐르는지 정말 야속하기 짝이 없었다. 다시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비행기를 탈 때에는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기 까지 했다. 10일간의 중국에서의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에서의 추억 이건 정말 몇 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중국 안녕 다음에 다시 만나요 일조 그리고 곡부 사범대학 고맙습니다. 행복했습니다.
 

201485일 화요일
류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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